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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기독교계에 목회자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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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형기자 Email |
[2006-12-18 19:49:30] HIT : 5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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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기독교계에 목회자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신학교에 들어가는 학생 수가 감소하고 사회적으로 목회자의 대우가 타 직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기를 원하는 목회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넘치는 신학생으로 인해 목사 안수를 받더라도 사역지 구하기가 쉽지 않은 한국교회 현실과는 정 반대의 현상이 미국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실 1990년대가 되기까지 성직자 수급 부족은 가톨릭계에 닥친 현안이었으나 90년대 이후부터 개신교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등장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이같은 목회자 수급 부족 현상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에 있는 커브넌트 교회는 최근 1년여동안 부목사 청빙을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아무도 청빙하지 못했다. 성도 수 300여명으로 중형교회인 커브넌트 교회의 담임 피터 스미스 목사는 부목사 청빙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했지만 실패했다. 각 신학교에 구직 공고를 냈지만 허사로 돌아갔다. 교회는 결국 부목사 청빙계획을 포기하고 올해부터 교회업무를 파트타임 직원들에게 분담시켰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커브넌트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교회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풀러신학교에는 특정 교회에서 일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벽보가 매일 붙여지고 있다. 공급보다 수요가 넘치다 보니 학생들은 비교적 우월적 위치에서 사역지를 결정한다. 그러나 신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모두 목회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풀러신학교에서 부부가 함께 신학을 전공하고 있는 레슬리와 톰은 졸업하더라도 교회보다는 비정부기구 등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들이 교회를 회피하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사회의 타 직종보다 교회의 보수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목회에 대한 사명감이 강한 학생들은 물론 교회를 선택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하나님 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도움 받는 직종을 택하고 싶어한다.
많은 교단 가운데 성도 수 260여만명인 미국장로교(PCUSA)가 목회자 청빙문제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장로교는 최근 교단 산하 1450여 교회가 목사청빙 광고를 냈지만 사역 가능한 목사후보자 수는 1277명에 머물렀다. 이는 1994년의 목사청빙 교회 944개,목사후보자 1697명에 비해 상황이 크게 역전된 것이다. 성도 수 500여만명의 복음 루터 교단의 경우 풀타임 성직자를 갖지 못한 세례교인 175명 이하 소규모 교회의 비율이 40%가 넘는다.
사실 대부분의 주류 개신교단과 유대교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성직자 충원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해왔다. 반면 가톨릭에서는 오래전부터 성직자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가톨릭의 경우 신학교 등록 학생수가 격감했으며 성직자의 조기은퇴 사례 역시 크게 늘었다. 조기은퇴 사유의 대부분은 사제들의 결혼문제였다.
이에 비해 개신교와 유대교에서는 멀리 떨어진 시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교회들이 성직자 수급에 별다른 애로를 겪지 않았다. 더구나 교회들의 정체상태가 계속되면서 한동안 성직자 과잉이 심화되는 경향마저 있었다. 그런데 지난 90년대 이후부터 개신교 교단들도 전반적인 성직자 부족현상을 겪기 시작한 것이다.
개신교의 성직자 부족현상의 뿌리는 90년대 내내 지속된 경제호황의 결과 수입 좋은 세속적 직업의 기회가 크게 넓어지면서 가난한 성직을 기피하는 경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의 다변화로 신학교 졸업생이라도 담임목사 대신 종교관련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더 넓어졌다. 기존의 목회자 가운데서는 박봉과 긴 업무시간 및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조기 은퇴하는 목사들이 크게 늘어났다.
신학생들도 감소하고 있다. 미국내에서는 학생 수 급감 현상으로 문을 닫는 신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욕의 유니언 신학교 등 명문 신학교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각 신학교마다 재정 문제로 허덕이고 있다. 자연히 미국 신학교 내 한국 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신학교는 한국학생들이 먹여 살린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신학생들의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뒤늦게 어렵사리 신학공부를 마친 신학생들이 성도 수는 적고 재정적으로 힘든 작은 교회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그러나 현재 미국교회는 전반적으로 성도 수 감소 현상에 허덕이고 있다. 성직자의 사례비를 지출할 만한 재정적 여력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교회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힘들다.
성직자 부족문제는 부목사와 청소년담당 목회자 충원 분야에서 가장 심각하다. 미주내 한인교회에서도 한국어로 사역하는 목회자는 넘치는 반면 영어 사역을 할 수 있는 이중언어 구사자는 그야말로 ‘금값’을 주고도 구하기 힘들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역할 영어사역자들의 부족현상은 한인교회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합감리교(UMC)는 비교적 원활하게 성직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820여만명의 성도가 있는 UMC는 평신도들 가운데 단기특별코스를 이수한 사람에게 개교회 목회를 맡기는 지역목사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목회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목사 제도는 목회자의 자질 문제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
교회성장 정체와 목회자 부족 현상. 신앙 강국 미국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로스앤젤레스=이태형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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