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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벙어리가 되신 하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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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
[2006-12-18 19:48:58] HIT : 28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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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날처럼
하나님은 오늘밤도 여전히 자녀들이 기도하러 교회에 나오는 때에 맞춰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계셨다.
그러던 중, 한 아들이 교회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매우 지쳐있어 보였고, 아마도 퇴근하는 길에 들른 모양이다.
그는 의자에 앉아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도 그의 기도를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셨다.
“어? 어? 이게 아닌데?”
1~2분 정도 했을까?
그는 금새 일어섰고 교회문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교회 안은 또 다시 썰렁해졌고, 하나님만 홀로 남으셨다.
한참 후, 또 다른 딸이 교회로 들어왔다.
그녀는 교회 불을 켜더니 5분간 성경을 읽었다.
그리고는 찬송을 두어 곡 불렀고, 그런 후에 기도를 시작했다.
5분, 10분, 아니, 30분이 넘었다.
그녀는 때로는 소리를 지르며, 손뼉도 치며, 땀을 흘리면서 간절하게 부르짖고 있었다.
눈에는 눈물까지 흥건히 고여있었다.
하나님은 물끄러미 계속 내려다 보시고서는 연내 고개를 살살 내저으시고, 인상을 찌푸리셨다.
“이것도 아냐....”
그녀의 기도는 1시간이 훨씬 넘어서야 끝이 났다.
그녀는 나름대로 흡족한 기분이었다.
입에서는 찬송이 흘러나왔고, 교회 구석에 떨어진 주보도 정리하고 여기저기를 둘러본 후,
소등하고 교회문을 빠져나갔다.
하나님의 표정은 여전히 펴지지 않고 실망의 눈빛이 역력했다.
아마도 오랜 실망으로 인해 그러려니 하시나보다.
이른 새벽 5시 5분전, 교회 밖에서는 사람들이 총총걸음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5시 정각이 되자, 목사님의 사도신경과 찬송 한 곡에 이어 설교가 시작되었다.
설교 시작한지 5분이 채 안되어 여기저리서 몇 명의 성도가 졸기 시작했다.
그런데 목사님의 설교는 5시 30분이 되어서야 끝이 났고, 주기도문으로 예배는 끝났다.
그런데 몇 명의 아낙네들이 설교가 끝난지 5분도 채 안되어서 급히 교회문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10분 이내에 나가는 사람이 거의 절반에 이른다.
나머지 사람들은 몇몇 권사님과 연로하신 분들, 그리고 몇 집사님과 장로님뿐이다.
개중에는 이미 눈꺼풀이 무거워 가누지 못하고 엎드려 코를 고는 사람도 있고,
몸을 흔들며 잠시도 쉴새없이 무어라고 흥얼거리며 기도하는 이도 있다.
하나님은 그 몇 사람의 기도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로 했다. 그 기도는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나라를 위해서, 목사님, 장로님, 전도사님을 위해서, 그리고는 이것, 저것을 꼭 이루어달라는 기도였다.
그런데 지겨운 것은 어제의 기도랑, 한 달 전의 기도랑 전혀 다를 바 없는 매일 반복되는 기도였다.
그런데 기도를 마칠 때는 어김없이
“믿습니다. 아멘!” 하면서 힘주어 굳세게 하는 것이다.
그들이 “아멘”하자마자 하나님은 반작용으로 고개를 흔드시는 게 아닌가?
이들의 기도에서도 하나님은 만족을 얻지 못하셨나 보다.
하나 둘, 교회를 빠져나가고 서늘한 공기와 함께 하나님 홀로 남으셨다.
하나님은 어이가 없어서인지 허탈하게 입을 굳게 다무신 채, 표정까지 굳어지셨다.
그 이유는 이제는 하나님의 입을 사용하실 이유가 없어서이다.
다들 자신들의 소원과 다급한 것만 늘어놓고 가 버리는 것이기에 하나님은 한 마디도 말씀하실 여유를 안 주는 것이다.
그저 제 할만 하고 휑하니 가버리고,
제 스스로 기도하고 제 스스로 응답을 만들어 그 자기 생각에 따라 계획하고 행동할 뿐이다.
그야말로 일방적인 기도와 일방적인 예배, 등으로 인해 하나님의 마음은 닫혔고,
하나님의 말수는 점점 적어서 이제는 거의 벙어리가 되어 버리셨다.
말문을 잃은 하나님의 입, 그 입에서 이렇게 혼자말로 조용히 말씀하신다.
“애들아, 실은 나도 너희들에게 하고픈 말이 참 많았는데.....”
"..................................."
* 하영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2-26 2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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