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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의 개혁신학 연구 프린트   
서영일교수  [2006-12-18 19:39:10]  HIT : 3605  
이름 : 서영일교수    
제   목: 박윤선의 개혁신학 연구
저   자: 서영일, 박윤선
역   자: 장동민
출판사: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00

서평자: 허주

본 서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필라델피아 소재)에서 1992년도에 박사학위로 허락 받은 고(故) 서영일(Young Il Seu) 목사의 논문 To Teach and to Reform: The Life and Times of Dr. Yune Sun Park(가르치기와 개혁하기: 박윤선 박사의 삶과 그의 시대)이 장동민 교수(천안대 역사신학) 번역으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연구총서 제 12집으로 출간된 작품이다.



저자는 먼저 박윤선 박사와의 개인적 만남의 추억들 (13-20)을 짧지만 의미 있게 소개함으로써, 자신이 본 주제로 이 논문을 쓰게 된 동기를 밝히고 학위 논문으로서의 구성 요소를 전개시켜 나가고 있다.

생전에 3번의 육신적 만남보다도, 박윤선 목사님(1905-1988)의 소천 이후(1988년 6월 30일) 교단과 배경을 초월한 많은 한국 교계 지도자들이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드렸던 추모 예배가 본 논문의 주제를 쓰게 된 이유임을 밝히고 있다. "이제 나는 그의 삶이 얼마나 위대하였나, 그가 얼마나 중요한 족적을 남겼나 하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게 되었다…그 날 밤 잠자리에 누워 나는 박 박사에 관하여 학위논문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18)".



서론(25-28)에서 밝히고 있는 본 논문의 의도와 목적은 (1) 박윤선 전기에 대한 그 자체로서의 가치, (2) 다른 동시대 인물들의 신학과 구별되는 박윤선의 특징이나 강조점 드러내기, (3) 오해 또는 가려진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바른 인식과 이해이다. 이를 위해 (1) 연대기적 접근의 큰 조망 속에서 (2) 박윤선의 신학과 삶을 관찰, 서술, 비교, 대조, 해석, 평가하고 있으며 (3) 박윤선과 관련된 어떤 한국 교회-역사적 사건에 있어서는 국내의 기록된 여러 자료들을 비롯해서 그 당시 쓰여진 해외 선교사들의 본국 보고용 서신들 그리고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과의 개인 인터뷰가 자주 각주에 인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가 밝힌 대로 본 연구는, 이와 유사한 경우들에서 자주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또 다른 성인전(hagiography) 쓰기는 아닌 것이다.



본 논문은 서론(25-28)과 본론(393-96)을 제외하고 모두 8장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장 어린 시절: 농부의 아들(29-79), 2장 평양장로회 신학교: 평양신학교의 기초(81-111), 3장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신학자가 되기 위한 수업(113-51), 4장 봉천신학원: 망명 신학자(153-201), 5장 고려신학교: 고려파 교회의 신학자(203-83), 6장 총회신학교: 한국교회의 스승(285-305), 7장 합동신학교: 한국교회의 개혁자(307-83), 8장 박윤선의 죽음(385-92).



제 1장을 제외하고는(박윤선의 유아시절과 대학까지의 청장년 시기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경우이기에) 논문의 모든 장들의 제목들이 신학기관 (theological institute)과 함께 맞물려 있다는 점이, 서평자가 본 논문을 통해 박윤선의 삶과 시대를 관찰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하고도 중요한 시사점이 아닌가 판단된다. 그렇다고 해서, 1장의 가치가 떨어져서는 안 된다. 저자는 박윤선의 삶과 신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9살의 나이에 시작되는 서당에서의 유교 교육의 유아시절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논문의 결론인 제 9장 첫 부분 393도 참고하라).



박윤선이 서당에서 받은 교육의 의미에 대하여 이제까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유교가 박윤선에게 무의식적으로 끼친 영향의 가능성에 대하여 고려해 보아야 한다?? 박윤선 자신도 결국 자신의 인생관을 형성해 준 결정적 시기 가운데 8년이라는 긴 기간을 유교의 경전들을 공부하면서 보냈다. 그는 무려 1천 쪽도 넘는 유교의 경전과 그 주해서들을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암기하였던 것이다. 유교가 그의 삶과 신학에 미친 영향에 관한 문제는 더 깊이 연구되어질 필요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44, 45, 46).



1장의 내용은, 다른 장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역사적으로 그 시기에 해당되는 것만을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저자는 박윤선의 기독교인다운 삶을 꽃 피운 숭실전문 시절을 논하면서 그의 조기부대 에 얽힌 짧은 에피소드와 그 기도 친구들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보로 들려주고 있다.



그(박윤선)는 60대가 될 때까지도 이(기도) 습관을 유지하여 아무리 바쁜 와중에서도 매일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두 시간을 기도하였다. 심지어 죽기 직전까지도 매일 두 시간을 기도하였다 한다. 박윤선의 기도생활은 그의 주변에 있던 친구들에게만 깊은 인상을 준 것은 아니었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교수들도 '이곳이 박윤선이 '기도하던 곳'이라고 말하며 그의 기도하던 모습을 기억한다(70).



본 논문은 신학자와 목회자로서의 박윤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박윤선을 읽을 수 있는 적지 않은 내용들을 자서전적 글과 타인들의 신뢰할 만한 증언들을 통해 제공해 주고 있는데, 이것은 본 서를 읽는 이들에게 있어 내용의 학문적 가치와 버금가는(실제로 능가하는) 의미와 감동, 도전을 던져준다.



박윤선의 신학은 어김없이 그의 학문적 신학훈련 기관들과 무관할 수 없다. 그는 평양장로회신학교(1931-34)를 거쳐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1934-36)에서의 수학, 모교 평양장로회신학교(1936-38)에서 성경언어 교수로 만 2년 사역한 후(이 때 1938년 6월, 고린도후서 주석을 박형룡 박사의 이름으로 발행하게 됨), 재차 웨스트민스터 신학교(1938-1939)에서 1년 더 수학한 이후 귀국하여 만주에서 목사 안수(1940)를 받고, 봉천신학교(1940-43)에서 교수 사역을 감당했다. 이것을 박윤선 사역의 1차 사역 시기로 볼 수 있다면(서평자는 박윤선의 가르치는 사역을 4시기로 분류할 수 있다고 본다), 그의 2차 사역 시기는 1945년 해방 이듬해인 한상동과의 만남에 이은 고려신학교(1946-60)에서의 사역 시기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 박윤선은 (공식적으로) 그의 첫 번째 주석인 요한계시록을 출간(1949)하는 기쁨이 있지만, 한국 교회사적으로는 일제 하에 신사참배 문제와 관련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가 첫 번째 분열(제57회 경남[법통]노회에서 총노회 조직으로 고려파 창립 총회: 1952년 9월 11일)을 맞고, 이어서 박형룡의 재정 남용 문제와 WCC와 관련된 신학적 이슈로 인해 장로교가 두 번째로 분열(1959년 9월)되는 고통의 기간이기도 했다. 그가 1960년 9월 고려파를 떠나기 전까지 고려파의 대변인 (235-38)이요 고려파의 신학자 (238-41)로서의 박윤선이라고 할 수 있다.



박형룡이 고려신학교를 떠나고 이어서 고려파가 분리된 교단이 된 후 박윤선은 신학교에서 그리고 교단에서 다시 홀로 신학적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었다. 고려파의 신학을 정립한 것이 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박윤선 자신으로 볼 때 이 기간(1946-60)은 그의 생애에서 학자로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시기였다. 또한 이 시기에 그는 보수적 신학계의 지도자적인 사상가로서 자리매김되었다…1953~58년 기간이 가장 많은 글(<파수군>에)을 써서 156편에 이르렀는데 이 때가 고려파로서도 가장 중요한 교단의 형성기였다. 박윤선이 글을 쓴 사람들 가운데 학자로서는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은 그가 이 교단에서 신학자로서 얼마나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238-39).



박윤선 사역의 제 3시기는 총회신학교(1963-80)와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시기에 고려신학교 때처럼 교수와 교장을 각각 역임하면서, 그의 모교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50주년에 즈음하여 한부선(Bruce Hunt) 선교사를 포함한 두 분과 함께 명예 신학박사(Doctor of Divinity)를 영예스럽게 수여 받으며(1979년 9월 3일), 구약의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의 주석을 출간(1979년 10월 9일)함으로써 30년에 걸쳐 주께서 그(박윤선)를 집으로 부르시기 전에 그의 숙원이었던 성경 전권에 대한 주석을 완간하는 큰 기쁨과 보람을 맞게 된다. 박윤선의 명예 박사학위 취득은 그의 성경 주석 완간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학위를 수여한 신학교에서는 박윤선을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성서학자 로 치하하면서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Four Eminent Leaders Recognized by Honorary Degree , The Bulletin [of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 Fall 1979, p. 8f).



한국 총회신학교 전 신약교수인 박윤선 박사는 한국 목회자들을 위하여 학문적으로 뛰어난 한국어 성경 주석을 저술하였다. 그는 지금도 매일 여덟 시간에서 열 시간 저술 활동을 하면서 복음을 위하여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이미 수많은 목회자들이 그의 저작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304).



그러나, 박윤선의 한국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으로서의 사역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가 주님 앞에 부름 받기 전에 남은 여생을 마저 써야 될 합동신학교(1980-88)와의 제 4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의 생애는 한국교회의 개혁자와 개척자로서의 걸음(세 신학교[고려, 개혁, 합동]와 두 교단[고려파, 개혁측]의 창설에 깊이 관여했으며, 네 신학교의 학장 역임)이라 할 수 있다. 총회신학교의 전직 교수들이었던 네 분과 함께 동료 교수요 교장으로 사역하게 된 합동신학교에서의 사역은 결국 또 하나의 장로교 교단으로 태어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저자 자신의 질문, "과연 이 분열은 정당한 것이었는가?"는 조심스러운 평가 가운데 부정적인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321-33). 저자는 이와 더불어 박윤선 신학의 일관성 에 의구심을 주는 두 가지 사례(미국의 세대주의 신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한 자를 교수로 받는 것과 여성 교수가 신학교에서 경건회 설교를 인도한 것)를 언급한 후, 7장의 마지막 단락을 박윤선과 국가 (345-83)라는 제목 아래 그 당시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적 상황(예,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와 특히 광주사건사태)에서의 박윤선 신학의 의미를, 그가 주창했던 개혁주의 신학과 세계관(특히, 화란 칼빈주의적)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논문의 마지막 제 9장인 결론에서 저자는 한국 교계의 큰 어른이면서 모교의 대 선배이기도 하신 박윤선의 신학과 삶 의 명암(明闇)을, 그 분이 걸었던 개혁주의 신학의 같은 후예로서 감정에 치우치는 오류를 범치 않고 담담하게 반성적으로 평가하는 이지적 면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지적한 박윤선과 그의 사상의 약점들 (예, 신학의 독창성 결여, 신학의 타계적 성향, 가족을 온전히 돌보지 못했던 연약: 393-96)은 빛이 있기에 그림자도 있을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에서의 인간 한계이리라. 저자는 논문을 다음과 같은 문단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는 가룟 유다가 아닌 베드로였다. 하나님은 그의 기초 위에 당신의 집을 건축하기를 기뻐하셨다. 약점을 솔직하게 시인하는 진솔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평생동안 매일 몇 시간씩을 무릎을 꿇고 보냈다. 남이 그를 해하려 할 때에도 비방하거나 중상하지 않았다. 젊은이들에게도 겸손하고 온유하였다. 지혜와 책략이 부족한 적은 있었어도 원리를 꺾으려 한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에 대한 깊고도 진지한 사랑을 품고 있었다. 그가 쓴 어떤 책보다도 그의 삶이 이를 웅변으로 보여준다.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는 필자에게도 그의 사랑과 경외심이 전율로 다가온다. 본향에서 부르실 때 그는 완전한 기쁨과 완전한 확신을 가지고 돌아갔다. 경건과 학문이 어우러진 분이여! 약한 데서 더욱 빛을 발하는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신 분이여!(396).



본 논문의 가치는 이 분야(역사신학)의 비 전공자의 입장에서 5가지를 지적해 볼 수 있겠다.

첫째, 그 동안 서구 신학계에 소개된 한국 교회에 대한 정보가 주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였다면, 한국 교회와 신학의 주된 지도자였던 한 인물 박윤선에 대한 연구를 통한 접근이라는 점이다. 둘째, 그 동안 박윤선의 신학과 사상에 대한 글들은 주로 국내에서 단편적으로 쓰여진 것이었다면, 본 논문은 같은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국외에서 이에 대해 종합적 관찰과 (나름대로의) 객관적 평가를 견지한 학문적 논문으로써 집필되어졌다는 점이다. 셋째, 앞에서 언급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지만, 본 논문은 한국 교회사(또는 장로교 신학교 역사)를 한 개인 박윤선 일생의 구체적이고도 개인적인 렌즈를 통해 가깝게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박형룡(1897-1978)의 일생에서도 발견되는 것처럼, 그의 삶과 사역이 한국 장로교 교회사에 의심할 수 없는 큰 물줄기 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넷째로, 한국 신학도(신학생, 목회자 그리고 신학자를 모두 포함해서)들에게 있어, 그들이 현재 신학적(특히, 신학교 사역에 있어) 또는 교회정치적(특히, 교단과 교회 목회 사역에 있어)으로 어디에 서 있으며, 또 앞으로 어디를 향해 나아갈 것인가를 질문하고 답하는데 있어 하나의 중요한 거울로서의 교훈과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데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수 있는 것은 논문에 사용된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자료들과 함께 그 자료들을 효과적이면서도 수려한 문장들로 재배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구약 전 성경 66권에 대한 박윤선의 주석 전집에 기초한 박윤선 신학과 사상에 대한 평가는 가장 필수적이고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리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 이런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보여진다.



서평자로서 다소 아쉬운 점은 박윤선에 대한 연구가 서론에서 밝힌 그의 논문 쓰기의 목적에 너무 철저하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말하자면, 본 논문은 연대기적인 차원에서 서술적 기술에 기초하면서, 관찰, 해석, 평가 등을 필요할 때마다 언급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차원에서 논문의 결론부에 앞서 나름대로의 박윤선의 삶과 시대 그리고 그의 신학적 특징 을 종합적 차원에서 한번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울러, 집필 의도를 따라, 박윤선의 삶을 다른 개혁주의 신학자와 목회자, 예를 들어 그의 스승이요 동료였던 박형룡의 삶, 한상동의 삶과 좀 더 구체적으로(저자가 가지고 있던 자료와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믿기에) 비교하는 가운데 박윤선의 삶과 신학 을 드러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역사학자로서 견지하고 있는 분명한 사관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교회사 평가에 있어 대표적 두 관점이라 할 수 있는 "민족사적 사관" 입장이나 (외국) "선교사적 사관"의 지나친 양 극단을 피하려 하는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저자는, 미국 OPC 소속의 외국 선교사들이었지만, 한국 교회의 주체적 기독교에 큰 힘과 헌신을 아끼지 않았던 한부선 또는 간하배의 관점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판단될 뿐이다. 이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아쉬운 것은, 한국 교회사 뿐 아니라 서양 교회사(특히, 종교개혁사)에 박식한 이해와 통찰력을 견지하고 있던 서영일 박사가 너무 우리의 곁을 일찍 떠났다는 것이다.



목회자와 학자이면서 또한 한국 교회의 지도자로서의 박윤선에 대한 본 논문의 연구와 이해는 한국 장로교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복음주의적 교단들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 쌓기를 휠씬 능가하는 가치와 교훈이 듬뿍 담겨있다고 본다. 서평자는 아쉽게도 한국의 신학교에서 박윤선 목사님의 강의나 설교를 한 번도 접할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학 시절 성경을 읽어나가면서 가끔씩 참고했던 그 분의 주석서들과 1987년에 접한, 정암 박윤선 목사 성역 50주년 기념논문집인 경건과 학문(서울: 영음사, 1987)은, 서평자의 신학 입문의 길에 있어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선택하게 된 동기이었다. 그 후 그 곳에서 신학석사(M. Div.)를 졸업하고 같은 해 1993년에 한국을 잠시 방문하여, 성경과 나의 생애: 정암 박윤선 목사 자서전(서울: 영음사, 1992)을 구입하여 읽은 후, 신학도로서 지난 3년 동안 부끄러웠던 내 삶을 회개하면서, 신학을 시작하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었더라면…하는 큰 아쉬움을 가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금번에 고(故) 서영일 박사의 논문을 읽고 난 후, 다시 한번 부끄러운 내 모습을 감출 길이 없다. 서평자의 전공 분야(신약학/ 누가-행전/ 성령론/ 성경 해석학)에 국한시켜볼 때, 박윤선 신학의 한계는 어느 면에서 부분적으로 감히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가 몸소 보여주고 실천했던 경건과 그에 따른 삶을 논하기에는 아직도 멀기만 한 것 같다. 하나님께 이런 분을 우리 한국 교회에 허락하심을 그저 감사드릴 뿐이다.



신학도들이 실력 있게 졸업해야 교회의 유력한 일꾼이 될 수 있다. 실력 없는 교역자는 한평생 목회의 열매를 맺지 못한다. 사람이 진리를 모르고 일꾼이 되면 모르면서도 아는 체하기 쉽고 한평생 외식하게 된다. 해방 이후에 신학 교육은 신학 졸업자들을 대량 생산하기 대문에 기독교계는 전반적으로 俗化되어 가고 있다. 교회가 잘 되는 비결은 진실과 영력이 있는 교역자가 인도해야 되는데 그런 교역자는 소수라도 교회의 유익을 준다. 그러나 영력과 진실을 소유하지 않는 교역자는 숫자가 많을수록 교회에 나쁜 영향을 끼칠 뿐이다(박윤선, 나의 생애와 신학(9): 재인용 서영일 논문 298).



생전에 박윤선 목사님께서 당부하시고 경고하신 위의 말씀은 21세기를 맞아 새벽을 깨워야 될 한국 교회와 신학교를 향해 던지신 파순군의 외침 ,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67. 천사란 어떤 존재인가
     65. 영안이 점점 밝아지는 야곱 (창 4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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