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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사랑 옛 님을 생각하며 |
2006-12-18 20:24:54 조회: 979 글로리  | | | 첫사랑 옛 님을 생각하며
어설프게 꿈을 꾸다가
천사 같은 님을 만났습니다.
당신도 연약할 때로 연약하던 차에
우린 사랑이란 이름으로 정을 느끼고
슬픈 청춘을 잊기 위해
지하철을 탔습니다.
빙빙 도는 순환선에서
내리기가 싫어서
헤어짐이 싫어서
시간을 보내었던
미련한 연애방법 때문에
첫사랑 님을 보내야 했습니다.
사랑하기에 보낸다고
능력이 없어서 보낼 수 밖에 없던
안타까움의 첫사랑 그 아시움은
물처럼 흘러 십 수년이 되어도
영상처럼 그대의 모습이
손끝으로 만져지고 있습니다.
사십 페이지가 넘는 작별의 편지와
속옷 한 벌을 남기고 쓸쓸히 그대의 곁을
떠나야 했던 청춘의 어리석은 시절
무능한 존재로 가진 것 없어
사랑을 붙잡을 수 없었던 아픔
지극히 현실적이던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보내야만 했습니다.
언젠가 소설가 이교수님과 예당저수지 앞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벽에 걸려있는 대형 연예인 사진을 보고서
숨이 멈췄습니다. 그 모습! 영락없는 당신이었습니다.
사진 한 장 남기지 않고 버리면서 잊겠노라고 했는데
드넓은 예당저수지 앞 식당에 당신의 초상화가 걸려있음에
물론 연예인 사진이지만 당신의 미소 띤 그모습 닮았기에
잠시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습니다.
가끔은 길을 가다가도
성경책을 끼고 교회 가는 한 여인을 보면서
당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당신은 아실 것입니다.
뜨겁던 우리의 젊음이 현실이라는 담벼락이 가로막았음을
가끔 당신이 지금 내 아내였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
상상의 날개를 펴다가 추락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내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아마 이것은 마지막 달력을 넘기는 순간까지
가슴 속에 묻고 살아갈 것입니다.
먼 발치에서라도 한 번 보고 싶은 당신!
마주치면 뭐라고 말할까 고민도 해봅니다.
그렇다고 내가 현실을 버릴만한 어리석음은 또한 없습니다.
그저 당신은 내 소문을 듣고도 잊은 듯이
묵묵히 기도만 하고 계시겠지요.
수많은 날들이 흘러도 문득 앞에 서 있는 당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시길 복 빌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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