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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사원에서 타임지 발행인까지 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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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1.jpg) | 판매사원에서 타임지 발행인까지 올라
에드워드 매카릭, "독자가 원하는 게 잡지의 방향"
“판매 사원으로 입사해 3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잡지사의 발행인에 올랐습니다. 독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면 길이 보이죠.”
타임지(誌)의 에드워드 맥카릭(54) 발행인은 언론사 최고위직으로서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판매국·광고국·미주지역 부(副)발행인 등 통상 언론의 본류로 불리는 편집분야보다는 업무 쪽을 주로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세밀하게 파악해 편집국을 지원해주는 게 내 일입니다.”
맥카릭 발행인은 “미국에선 기자 출신이 아닌 사람도 발행인에 오른다”고 덧붙였지만 그의 기자적인 센스는 탁월해 보였다. 9·11 테러 당시 그는 고객 기업과 조찬 모임을 갖던 중 편집국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무역센터가 테러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즉각 잡지 발행을 3일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잡지를 내는 게 모험이었지만 독자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대신 광고는 단 한 개도 넣지 않았다. 타임지의 제목도 조의를 표하기 위해 검은색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가판용 400만부, 배달용 400만부를 찍었는데 대부분 다 팔렸습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했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맥카릭 발행인의 순발력은 대형 사건에서 더욱 돋보인다. 사담 후세인이 생포됐을 때는 일요일이었다. 그는 이미 인쇄에 들어간 잡지의 겉표지를 뜯어내고 후세인을 표지에 내세웠다. 경쟁사들과는 달리 타임지는 전 세계에 발행되는 530만부 중 85% 이상을 후세인 얼굴로 채웠다. “재인쇄하거나 겉표지를 바꾸는 작업은 당장 금전상의 손해를 끼치지만 결과적으로는 독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죠.”
맥카릭 발행인은 인쇄 매체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었다. “TV가 45초 안에 전하는 뉴스 보도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더 키워줄 수 있어요. 독자들이 ‘보는 뉴스’에 치중하더라도 심층 기사를 읽는 독자층이 있다는 거죠.”
그는 권력과의 관계에 대해 “편집국은 쓰고 싶은 기사를 쓰고, 이후 벌어지는 권력과의 갈등은 본사에서 대응한다”고 밝혔다.
맥카릭 발행인은 한때 프로야구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는 타임지의 경쟁사인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지의 뉴욕지역 판매담당 지국장이었다. 그가 대학 졸업 후 타임지에 입사하게 된 것은 공교롭게도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잡지 중 타임지가 최고”라면서 서슴없이 타임지를 추천했던 것이다.
“잠시나마 아버지와 잡지 판매 경쟁을 벌였죠. 주말마다 집에 들르면 뉴스의 가치에서부터 회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와 긴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는 지금도 아버지가 고객들에게 쓴 편지 20여통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 아버지의 편지를 들여다보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아버지 편지를 보면서 아버지가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해본다”며 아버지를 회고했다.
그는 딸 새라(13)와 아들 카란(11)에게도 타임지를 위해 일해보라고 권유할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뉴욕 맨해튼 대학을 졸업한 맥카릭 발행인은 졸업 직후 타임지에 입사, 판매·광고를 담당해오다 지난 93년부터 2003년까지 자매지인 라이프 발행인을 지냈다.
출처:조선/200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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