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와 종교심리
* 서언 *
I. 아동기의 "하나님" 개념
II. 아동기의 "내재적 정의" 개념
III. 아동기의 "기도" 개념
■ 학습목표
아동기의 종교심리에 관한 개괄적 이해를 위해
(1) 아동기에 지니게 되는 "하나님" 개념을 소개하고
(2) 아동들이 믿고 있는 "내재적 정의" 개념을 서술하며
(3) "기도"에 관한 아동들의 이해 형태를 알아본다.
* 서언 *
성장(growth) 혹은 발달(development)이라는 관점에서 아동기의 특성을 규명하려는 연구들은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곧 19세기 말 아동의 인지활동에 관한 A. W. Brown과 E. Barnes(1892)의 연구를 시작으로 시도된 아동기의 특성 규명은 삐아제(Jean Piaget)에 의한 아동의 인지구조 및 그 발달구조에 관한 사회과학적 접근(1926, 1932)을 통해 획기적 분수령을 이루었고, 그 후 발달심리학자들의 폭넓은 연구활동을 통해 아동기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특성을 규명하는 과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성장"이라는 새로운 이해의 틀에 따라 혹은 "구조적 발달"이라는 특이한 준거체제에 의해 아동기의 특성을 규명하려는 시도는 종교심리학이나 신앙발달에 관한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 특히 다음의 다섯 가지 연구는 이동기의 종교심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1) 1964년 영국에서 발표된 R. Goldman의 "종교적 사고"에 관한 연구는 하나님에 관한 아동들의 이해 형태가(종교에 대한 그들의 인식의 형태가) 연령 의 증가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를 밝혀 보려 했던 최초의 경험적 연구.
(2) 1981년 James W. Fowler에 의해 발표된 "신앙발달 단계설"은 미국 동부지역에 거주하는 4백여 명의 표본대상과의 면담 내용을 분석한 토대 위에서, 대다수의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궁극적 관심과 관계적이며 총체적인 활동이라는 의미의 신앙(faith)이 연령의 증가에 따라 어떠한 모습으로 발달되어 가는지를 규명한 학문적 시도.
(3) 1988(1991)년 스위스 아동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종교적 판단(religious judgement)의 형태가 연령의 증가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를 파악하려 했던 Fritz Oser의 "종교적 판단 단계설."
(4) 1985(1989)년 10,000 여명의 이태리 아동을 대상으로 과연 그들은 어떠한 유형의 종교적 개념(religious concepts)을 습득해 가고 있는지를 규명하려 했던 R. Vianello의 연구.
(5) 1988년 3천여 명의 핀랜드 아동을 표본 대상으로 삼고서 수행된 K. Tamminen(1988, 1991)의 연구 결과 등은 지금까지 간과해 왔거나 또는 성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주의가 집중되지 않았던 아동기의 종교적 특성들을 새롭게 보여 주고 있다.
본 강좌에서는 아동기의 종교심리에 관한 개괄적 이해를 위해 먼저 아동기의 종교적 특성, 특히 아동들의 종교적 개념 형성 형태와 그 변화과정에 관한 최근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아동기에 보편적으로 지니는 (1)하나님 개념과 (2) "내재적 정의"의 개념, (3) 기도의 개념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I. 아동기의 "하나님" 개념
1. H .D .Wright 와 W. A. Koppe 의 연구
아동기의 종교심리를 규명하기 위해 살펴보아야 할 중심적 과제 중 하나는 과연 "아동들이 하나님을 어떠한 존재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먼저 30여 년 전 유럽의 아동을 대상으로 이 같은 과제에 관해 경험적 연구를 시도했던 H. D. Wright와 W. A. Koppe의 연구결과(1964)에 따르면, 아동기에 지니는 하나님 개념은 아동기의 일반적 발달과정을 - 이를테면 그들의 인지적, 정서적 발달과정을 - 거의 유사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1) 만 2-3세의 유아들은 하나님을 자연, 교회 혹은 하늘이라는 특정 장소에 거주하면서 마술적인 힘을 행사하는 존재로서 그리고 그들 자신을 돌보아 주는 존재서로만 이해하고 있음에 반해, 만 4-5세로 접어드는 아동들이 새롭게 파악하는 하나님의 모습이란 매우 큰 능력을 지닌 자로서, 인간들을 지켜보면서 잘못 행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벌을 내리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연령층의 아동들은 하나님을 기쁘게 혹은 즐겁게 해 드리는 일에 더 큰 관심을 지니게 되는 특징을 지닌다고 지적된다.
(2) 만 6-7세의 연령층에 속하는 대다수의 아동들은 여전히 하나님을 신인동형론 (anthropomorphism)이라는 방식에 따라 이해하고 있긴 하지만, 어린 시절 그들이 지녔던 개념과는 달리, 특정의 질서에 따라 활동하는 존재로서의 하나님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는 변화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만 6-7세의 아동 중 소수는 하나님의 모습을 추상적인 형태로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영(spirit)으로서의 하나님 또는 사랑(love)으로서의 하나님이라는 종교적 개념을 지니기도 하며, 특정 장소에만 머물러 있는 존재로서의 하나님이라는 과거의 이해 형태로부터 벗어나는 특징까지 보인다.
(3) 만 8-9세의 연령층에 속하는 대다수 아동들은 이제 하나님을 영적인 (spiritual) 존재로서 이해하기 시작하며, 또한 전지(all-knowing) 또는 전능(all-powerful)이라는 속성으로써 하나님의 개념을 구성하려는 인지적 특성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 연령층의 아동들은 비록 구체적이지는 않으나 하나님의 활동이나 교회의 행사에 그들 자신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 일종의 "책임의식"을 지니기 시작하고, 하나님과 그들 자신을 직접 연결시켜 생각하는 모종의 "개인적 관계의식"까지 형성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만 10-11세의 연령에 다다른 아동들은 위에서 언급한 "책임의식"이나 "개인적 관계의식"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지니면서 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특징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변화과정 중 그들은 가끔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이 지녀 온 종교적 개념 자체를 부정하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5) 만 12-13세 때에 이르러서는 하나님 개념의 이해에 있어 현저한 전환 과정을 보이는데, 즉 이 연령층에 도달한 대다수의 아동들은 지금까지 "신인동형론(anthropomorphism)"이라는 방식에 따라 파악해 왔던 하나님의 개념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대신 그들은 전지, 전능, 편재 등과 같은 종교적 속성(attributes)으로써 "하나님 개념"을 형성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특기할 점은 이 시기의 청소년들이 지니는 하나님 개념은 그들 자신의 고유한 개념이라 기보다는 그들이 소속해 있는 교회(신앙공동체)에서 교육을 통해 습득한 하나님 개념과 유사한 것임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 H. D. Wright 와 W. A. Koppe 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아동기의 하나님 개념 형성과정이다.
2. R. Vianello 의 연구
광범위한 표본 추출과 사회과학적 연구방법에 의존하여 아동기의 "신"개념을 파악하려는 또 다른 시도는 1970대 중반 이태리에서 수행된 R. Vianello와 그 동료들의 연구이다. R. Vianello의 연구는 만 3세-14세에 이르는 약 10,000 여명의 이태리 아동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지, 개인면담 및 다양한 보조자료의 분석에 기초한 사회과학적 연구였는데, 그들 대부분은 로마 천주교 신앙을 지닌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배부된 설문지의 내용들은 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밝혀보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
⑴ 아동기의 연령에 속하는 대다수의 아동들이 별 어려움 없이 습득하게 되는 "종교적 개념"(religious concepts)은 어떠한 것인가?
⑵ "종교적 개념" 중 과연 어떤 것들이 아동들에게 혼동을 일으키거나 또는 이해의 어려움으로 인해 거부되어지고 있는가?
⑶ Piaget에 의해 아동기의 인지적 특성으로 규명된 성향들, 예컨대 자아중심적인 인지형태(egocentrism)나 마법적인 사고형태(magical thinking) 등이 아동의 "종교적 개념" 형성에 과연 어느 정도 장애가 되는가?
⑷ 아동들은 "종교적 개념"을 그들의 삶(일상생활)과 분리시켜 이해하고 있는가?
⑸ "종교적 개념"의 구성 형태는 연령의 증가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가?
이와 같은 기본적 질문들과 관련된 아동들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배부된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Vianello 연구진이 발견하게 된 결론이란, 곧 하나님에 대한 아동의 이해 형태가 그들의 인지(cognitive) 능력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달리 서술하여 하나님에 관한 아동의 인지(이해) 형태는 종교적 개념 및 여타 모든 대상에 대한 그들의 인지(이해)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서, 아직 미성숙한 아동기의 인지발달 수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 개념을 구성하는데 있어 아동기에서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는 특징은 하나님과 인간을 동일한 형태로 이해하는 "신인동형론"(anthropomorphism)임도 그 연구를 통해 얻게 된 결과 중 하나였다.
이처럼 "신인동형론"이라는 특이한 이해 형식을 통해 "하나님 개념"을 구성하는 특징을 보이는 아동들에게서 구체적으로 파악된 하나님의 모습은 네 가지 대표적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 Vianello 연구진의 분석인데, 이는 아래와 같다.
① 초인(superman)으로서의 하나님
② 창조자로서의 하나님
③ 마법사(magician)로서의 하나님
④ 부모로서의 하나님
이를 좀 더 상세히 서술하면, 만 6-7세 연령층의 아동들은 대부분의 경우 하나님을 거인, 마법사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invisible man)으로서 이해하는 반면, 8세 이상의 연령으로 접어든 아동들 중 소수는 서서히 영(spirit)으로서의 하나님이라는 개념을 지니기 시작하고, 11세 정도에 이르러서는 상당수의 아동들이 하나님을 영적인 존재로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래의 도표-Ⅰ은 신인동형론이라는 하나님 개념으로부터 영으로서의 하나님이라는 개념으로 전환되어 가는 과정과 그 구체적 연령 분포도를 보여준다.
도표-Ⅰ: 하나님의 모습에 관한 이해 형태의 변화와 그 연령 분포도
아동들이 연령의 증가에 따라 "하나님 개념"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신인동형론(anthropomorphism) 이라는 하나님 개념으로부터 벗어나, 영(Spirit)으로서의 하나님이라는 새로운 종교적 개념을 습득하게 되는 인지적 전환 과정은, "하나님의 속성"에 관한 인지(이해)의 변화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것이 Vianello 연구진에 의해 발견된 아동기의 또 다른 특징이다. 아래의 도표-Ⅱ가 예시하듯, 하나님의 전지(omniscience)라는 속성은, 대다수의 아동들의 경우, 6-7세 때에 이르러 그 개념을 인지되어지는 반면, 하나님의 전능(omnipotence)라는 속성은 그보다 뒤인 8-9세 때에 습득하게 되는 특징을 보인다. 그리고 하나님의 편재(omnipresence)라는 속성은 훨씬 뒤인 만 10-11세에 이르러서야 이해되어지는 항목으로 나타났다.
도표-Ⅱ : 하나님의 속성에 관한 이해 형태와 그 연령분포도
위에서 예시한 도표-Ⅰ과 도표-Ⅱ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의 모습을 이해함에 있어서 대다수의 아동들은 그 연령의 증가에 따라 신인동형론적 이해 형태로부터 벗어나 영(Spirit)으로서의 하나님이라는 이해 형태로, 그리고 하나님의 속성을 이해함에 있어서는 전지 - 전능 - 편재라는 순서에 따라 하나님 개념을 확장시켜 구성해 가는 특징을 보인다고 서술할 수 있다. 그러나 부언해야 할 점은 아동기가 끝날 때까지도 "영으로서의 하나님"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파악하지 못한 채 청년기로 접어들게 되는 아동들의 숫자가 적지 않다는 점으로써, 이는 아동기 후반의 연령에 도달한 아동들 중에는 아직도 많은 숫자가 이른바 Piaget에 의해 서술된 "형식적 조작능력"(formal operational thinking)을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II. 아동기의 "내재적 정의" 개념
1. Piaget의 연구
모든 인간의 잘못된 행동은 결국 하나님의 징벌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내재적 정의"(immanent justice) 개념에 관한 아동들의 인지 형태는 이미 오래 전 발표된 Piaget의 실험적 연구(1932)를 통해 서술된 바 있다. Piaget는 만 6-12세 연령층에 속한 아동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 뒤 그 답변의 형태를 분석함으로써, "내재적 정의"에 관한 아동기의 인지적 특성을 규명하려 했다.
Jean Piaget
어느 날 두 명의 아동이 사과를 훔쳐 도망치다가, 그 중 하나는 붙잡혔으며, 다른 한 명은 강물에 빠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뒤, "만일 그 두 번째 아동이 사과를 훔치지 않았다면, 강물에 빠지지 않았을까요?"라고 묻는 질문이 "내재적 정의"에 관한 아동기의 이해 형태를 파악하려는 것이었다.
만 6-12세의 아동들에게 던져진 이 같은 물음에 대해, 강물에 빠진 원인이 바로 도둑질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응답한 아동의 분포도는 그들의 연령의 차이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특성을 Piaget는 발견하게 되었다. 예컨대, 만 6-8세의 아동 중에는 86%가 그렇다고 믿는 반면 만 11-12세의 아동 중에는 단지 34%만이 그러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Piaget는 오래 전 "내재적 정의"에 관한 아동의 신념은 연령의 증가에 따라 상대적으로 감소된다는 현상을 지적한 바 있다.
2. Vianello의 연구
Piaget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지 약 반세기가 지난 1970년대 말 Vianello 연구진에 의해 시도된 "내재적 정의"에 관한 연구결과는 Piaget의 주장과는 구별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이태리 아동들을 표본으로 삼고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인간의 잘못된 행동들(misdeeds)은 그 후 반드시 하나님에 의한 징벌(punishment)로 이어진다고 간주하는 내재적 정의 개념을 믿는 분포도는 만 6세 아동의 경우 14-17%, 그리고 만 7-8세 아동의 경우에는 19-58%로 나타난 반면, 놀랍게도 만11-12세 아동의 경우에는 단지 50-64%로 나타났다. 달리 표현하여, 아동의 연령 증가에 따라 내재적 정의에 관한 아동들의 신념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고 서술했던 Piaget의 주장이 Vianello의 연구에서는 동일하게 검증될 수 없는 명제로서 판명된 것이다.
3. 종교교육과 "내재적 정의" 개념의 관련성
이처럼 상반되는 두 가지 연구결과가 생겨나게 된 원인을 살펴본 몇몇의 분석에 따르면, 연구방법상의 차이가 - 이를테면 "내재적 정의" 라는 개념을 의미하고 구성하는 질문이나 답변의 해석에 있어 비롯된 차이가 상이한 연구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Vianello 연구진은, 연구방법상의 상이성은 Piaget와 Vianello의 연구결과 사이에서 노출된 현격한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 원인을 설문지에 응답한 표본 대상자들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곧 Piaget의 연구 이후 지난 50여 년 간 실시된 종교교육의 형태가 내재적 정의에 관한 아동들의 신념이나 이해 형태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아래의 도표-Ⅲ은 바로 이 같은 주장을 - "내재적 정의" 개념을 믿는 연령의 분포와 종교교육과의 상관성을 - 보여준다.
도표-Ⅲ: "내재적 정의" 개념을 믿는 연령의 분포와 종교교육과의 상관성
위 도표-Ⅲ은 아동들의 학습환경이, 특히 그들에게 주어지는 종교교육이, "내재적 정의"에 관한 아동들의 신념 형성에 괄목할 만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예증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 있어 Piaget의 연구는 아동들의 종교적 개념 형성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서의 학습환경적 요인을 경시했다는, 혹은 종교교육적 영향이라는 변수를 배제시켰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위 도표 III으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사점은 아동들이 받고 있는 기독교교육의 형태와 분량의 차이에 따라 결코 경시할 수 없을 정도의 종교적 개념 형성의 차이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III. 아동기의 "기도" 개념
1. K. Tamminen의 연구방법
아동기의 종교적 개념을 규명하기 위해 1974년 K. Tamminen에 의해 시도된 연구는 기도(prayer), 성서(the Bible), 죽음(death)과 사후의 세계 등에 관한 아동들의 이해 형태가 연령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를 살펴보는데 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그는 핀랜드에 거주하는 만 7-16세의 청소년 3천여 명을 표본대상으로 삼았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루터교 가정에 속해 있었고 학교에서도 루터교적 종교교육을 받는 학생들이었다.
"기도"에 관한 아동들의 이해 형태를 파악하고, 연령의 증가에 따른 기도 개념의 변화 양상을 추적하기 위해 Tamminen이 선택한 연구방법은, 아래에서 서술될 특정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 뒤, 그 이야기에 대하여 응답자들이 보일 만한 여러 개의 답변을 마련하여, 응답자들로 하여금 각자에게 해당되는 답변을 모두 선택하도록 하는(several possible options) 방식에 의해 이루어졌다.
어느 날 Andy는 그의 동생과 함께 최근 구입한 보트를 타려고 바깥에 나아갈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날 오후 폭풍이 밀려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들었던 그의 아버지는 그들의 외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밖에 나아가 보트 놀이를 즐기던 그 형제들은 곧이어 천둥을 동반한 폭풍우 속에 갇히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불안에 쌓인 Andy는 자신과 동생을 보호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러나 강물의 파도는 그들이 타고 있던 보트를 거세게 밀고가 결국 큰 바위에 부딪치게 했으며, 그 결과 그 보트는 크게 파손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두 형제는 수영으로 강가에 도달했으며 목숨만은 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이야기를 응답자들에게 들려준 뒤, 그들로 하여금 선택하도록 제시된 여러 가지 항목 중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① 그 사고는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은 결과이다.
② Andy의 불순종 때문에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다.
③ 만일 Andy가 기도까지 하지 않았다면, 더 큰 불행이 닥쳤을 것이다.
위 항목 중 ①은 잘못된 행동은 반드시 처벌받도록 되어 있다고 간주하는 "내재적 정의" (immanent justice)를 믿는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②는 하나님의 심판적 활동은 자연현상이나 무생물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을 통해 나타난다고 간주하는 "징벌적 발달"(punishing animism)을, 그리고 ③은 하나님의 보호 활동 또한 자연현상 같은 것을 통해 노출된다고 간주하는 "보호적 발달"(protecting animism)을 믿고 있는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 고안된 답변들이었다.
2. K. Tamminen의 연구결과
(1) 연령에 따른 변화(1974) : 위 물음에 대하여 표본대상으로 선정된 3천여 명의 핀랜드 아동들에게서 모아진 답변은, 연령의 증가에 따라 "내재적 정의," "처벌적 물활론" 및 "보호적 물활론"을 믿는 수준이나 성향이 감소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만 7-8세 아동 중 약 70%는 "내재적 정의"(immanent justice)를 믿는 번호(곧 다중선택 중 No. 1)를 선택했으나, 만 11-12세 아동 중에는 그 비율이 약 45%이었다. 그리고 만 15-16세 연령층의 응답자 중에는 단지 약 28%만이 같은 번호(곧 다중선택 중 No. 1)를 선택했다.
또한 "징벌적 물활론"(punishing animism)을 믿는 아동의 분포도에서도 유사한 수준이나 성향이 나타났는데, 곧 만 7-8세 아동 중 약 57%는 다중선택 중 No. 2를(곧 "처벌적 물활론"을) 선택함에 반해, 그 분포도가 만 15-16세의 경우에는 34%로 감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보호적 물활론"(protecting animism)을 믿는 분포도 만 7-8세의 경우 약 70%이었으나, 만 15-16세의 경우에는 약 18% 정도로 감소된 형태로 나타났다.
(2) 연령의 변화 (1986) : Tamminen은 또 다른 표본대상을 선정하고 그들에게 10여 년 전 던졌던 동일한 질문을 실시함으로써 다시 한번 아동기의 종교적 개념에 관한 연구를 실시했다. 1974년의 연구결과에 비해 1986년의 결과에서는 약간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으나, 그 연구의 중심적 가설 곧, 아동의 연령 증가에 따라 그들의 종교적 개념 이해 형태가 변화한다는 현상은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요약하여 서술하자면, 핀랜드 아동들은 아동기 초기에는 기도의 효과에 대해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으나 아동기의 후기 및 청년기로 접어들 때에는 그 같은 신념이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감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3) 기도의 효력에 관한 연구 : 기도의 효력(효과)에 대해 과연 아동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Tamminen의 또 다른 연구도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과 유사한 결과로 나타났다. 그 연구는 "인간의 기도"와 "하나님의 응답"이라는 두 관계를 과연 아동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그 이해 형태는 연령의 증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밝히려는 목적 하에 아래와 같이 마련된 것이었다.
① 심한 병환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위해 손녀가 열심히 기도했으며, 며칠 뒤 그 할머니가 완쾌되었다는 내용을 아동들에게 들려준 뒤,
② 그들에게 다음의 몇 가지 질문들을 던지고,
③ 그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을 분류하는 방법으로써, 기도의 효력(효과)에 대한 아동들의 이해를 밝히려 했다.
아동들로 하여금 선택하도록 준비된 답변의 유형은 네 가지였다.
① 하나님의 직접적 중재 : 하나님은 손녀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 할머니를 완치시켜 주셨다.
② 하나님의 간접적 중재 : 손녀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약물 치료 방법을 통하여 할머니를 완치시켜 주셨다.
③ 하나님의 영향력 행사 부정 : 할머니의 병은 약물치료 때문에 완치되었다.
④ 기타 : 할머니의 병이 어떻게 혹은 누구에 의해 완치되었는지 알 수 없다.
이상의 질문에 대해 만 7-10세의 응답자 중 약 50%는 ① 하나님의 직접적인 중재를 선택했고, 그 중 약 25%는 ② 하나님의 간접적인 중재를 선택했다. 그러나 만 10세 이상의 아동의 경우에서는 ① 하나님의 직접적인 중재를 선택하는 비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반면, ② 하나님의 간접적인 중재를 선택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 추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만 13-16세 응답자의 50% 정도가 ③ 하나님의 영향력 행사를 전적으로 부정하거나 또는 ④ 하나님의 영향력 행사에 대해 알 수가 없다는 답변을 했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