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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준비하는 그리스도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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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민 목사 |
[2006-12-18 19:37:32] HIT : 38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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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준비하는 그리스도인
창세기 24:1-67
여성민 목사(아동공동체 해피홈 사역,
「꼭꼭 씹어먹는 사사기」저자)
요한복음 21장이 존재하는 이유
요한복음을 제외한 나머지 세 복음서를 공관복음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요한복음이 마태, 마가, 누가복음 등의 세 복음서와는 많은 점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일하게 예수님의 일생과 그 분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는 복음서이면서도 요한복음은 다른 세 복음서와 달리 독특한 기록들을 많이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요한복음 21장의 기록입니다. 요한복음 21장의 내용은 요한복음에만 있습니다. 그 내용(Sources)의 유일함도 유일함이지만, 그런 식으로 성경을 마감한 방식(Style)도 가히 '요한복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모든 성경이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는 급정거를 하며 빠르게 이야기의 매듭을 지으려 하는 반면 요한복음은 몇 정거장을 더 지나치려 합니다.
21장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요한복음은 20장의 복음서 기록으로 끝나도 충분합니다. 1-20장의 기록으로도 다른 복음서들과 비교해 질과 양에서 부족함 없는 성경 한 권이랄 수 있습니다. 아니 사실상 요한은 20:30-31에서 자신의 복음서를 이제 끝내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예수께서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아니한 다른 표적도 많이 행하셨으나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 (요 20:30-31)
이 책을 기록한 목적이 나옵니다. 책을 마감하는 형식을 분명히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모든 기록을 그 앞에서 붓끝에 이미 다 쏟아 부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요한은 복음서 기록을 끝내 놓고도 다시 붓을 들어 한 장을 더 기록합니다. 21장입니다. "그 후에..."
다른 성경은 이런 식으로 복음서를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21장의 내용은 다른 성경이 알지도 못하는(전혀 주목하지 않는) 내용입니다. 요한은 다른 복음서 기자들이 주목하지도 않았던 그 내용을, 복음서 기록을 완전히 다 마친 연후에 왜 덧붙이고 있는 것일까요? 다른 제자들은 지나쳤던, 예수께서 디베랴 바닷가의 제자들을 찾아오신 이야기가 요한에겐 왜 특별히 중요했을까요? 아니 더 근본적으로 질문해서 예수께서는 왜 부활하신 이후에 디베랴 바닷가를 찾아오신 것일까요?
요한복음은 다른 어떤 성경보다 '신약 2세대(The second generation)를 염려하는 성경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요한은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겨냥합니다. 아니 더 근본적으로 말하면 21장의 내용에 있는 그대로, 예수님은 자신의 승천을 앞두고 자신의 다음 세대를 염려하십니다. 자신의 승천 이후, 복음 2세대를 이끌어 가야할 제자들을 회복시키고 준비시키기 위해서 그들을 찾아 오셔야만 했던 것이고, 요한은 이런 예수님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했던 것입니다.
우직한 부하는 주인의 하는 말만을 듣지만 주인의 마음을 만족하게 하는 부하는 주인의 마음을 헤아려 일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의 나라에서도 다음 세대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에서도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죽음 이후를 생각했던 것을 발견합니다. 모세가 다음 세대를 위해 여호수아를 키우고 신명기를 준비한 것이 그렇고, 다윗이 성전을 지을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것이 그러하며, 바울이 죽기 전 감옥에서 두루두루 편지를 내며 자신이 세운 교회들과 그 교회의 지도자들을 챙긴 것이 그렇습니다.
죽음을 위한 아브라함의 한 가지 준비
창세기 24장의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읽어야 합니다. 지금 아브라함이 하고 있는 이 일은 단지 자녀의 결혼을 준비하는 정도의 일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은 지금 아주 중대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하나님 나라 정통성 잇기 프로젝트'입니다. 자신으로 인해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다음 세대를 염려하는 일인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아브라함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다른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재산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한다든지, 마지막으로 더 큰 재물을 확보하려 애쓴다든지, 더 많은 왕들과 교분을 쌓으며 명예를 얻는다든지 하는 일 따위 말입니다.
아브라함은 다만 자신의 아들의 혼사를 준비합니다. 아주 계획적으로 그리고 분명한 신앙고백 속에서 그렇게 합니다. 24장 전체는 그런 아브라함의 마지막 신앙고백을 보여주는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계속되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아브라함은 다른 족속, 애굽이나 가나안 족속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하나님은 오직 아브라함과 그 씨를 통해서만 하나님의 나라를 이어가시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 간의 시행착오와 많은 경험으로 아브라함이 깨달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근심합니다. 왜냐하면 이스마엘이 이미 애굽 여인에게 장가든 것과 이삭 주변의 많은 가나안 여인들이 이삭을 보며 군침 흘리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바란 광야에 거할 때에 그 어미가 그를 위하여
애굽 땅 여인을 취하여 아내를 삼게 하였더라 (21:21)
하나님의 약속을 이어갈 하나님 나라의 씨인 이삭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발 벗고 나섭니다. 하나님 나라의 씨가 하나님 나라의 씨로 계속 이어져 가길 소원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죽음을, 아니 다음 세대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오직 한 가지 일을 계획하고 추진합니다. 이삭 장가보내기 운동입니다. 그러나 단지 자녀의 혼사를 염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염려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다음 세대입니다.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그리스도인
참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 나라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 나라의 다음 세대를 염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참으로 교회를 사랑하고 한국 교회를 염려하는 경건한 그리스도인이라면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를 성령 안에서 근심할 것입니다. 이 점이 소위 '겨우 구원받는 그리스인'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그리스도인', '의의 병기 같은 그리스도인'인지를 결정합니다.
당신과 당신의 교회는 어떻습니까?
믿음 좋다던 그리스도인들도 자기 죽을 때는 대부분 자녀의 먹고 살길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고생 덜하며 살게 해주려고, 부정축재에 뇌물에 탈세까지 해가며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물을 모읍니다. 자식들의 신앙을 근심하며 눈물로 하나님과 씨름하는 노년의 그리스도인들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존경받던 목회자들도 대동소이합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늙으면 명예욕에 사로잡히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총회장 되려고 교회 돈 끌어다 쓰고, 외국에 나가 거주하려고 하고, 큰 차 타려고 하고, 심지어 자기 아들에게 교회 물려주려고 용쓰다 교회 분열시키고....
뭐 그런 분들이 많지 않으리라고 믿고 싶지만 마음이 가볍지 않습니다. 정말 한국 교회의 미래를 염려한다면 정치인들과 똑 같이 돈 쓰고 빽써가면서 높은 자리에 이름 걸려는 일에 마음을 쓸 겨를이 있을까요? 그럴 시간이 있다면 한국 교회의 영성과 각성을 위해 기도하며 눈물로 말씀을 증거하는 인고의 세월, 예레미야나 에스겔처럼 거룩한 선지자의 마음으로 세상과 민족을 위해 근심하는 각고의 세월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 교회의 다음 세대를 염려한다면 자기 자식에게 교회를 물려주며 교회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줄 수 있을까요? 오히려 교회의 젊은이들을 가르치고 양육하는 일과 한국 교회의 다음 지도자들을 길러내는 일에 자신의 시간과 교회의 재물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좀 지나친 말인지 모르겠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자식의 먹고 살 길만을 염려하느라 편히 눈 못 감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평생 목회 한 교회를 떠나며 한 몫 건질 궁리를 하며 교인들과 머리싸움하는 목회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성도 좀 있다고, 돈 좀 있다고 땅 사고 교회 늘리며 교세 확장할 생각만을 하는 교회가 되어서도 안됩니다.
우리가 진정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우리가 진정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보여주기 원하는 예수님의 몸 된 교회라면, 그 교회의 선지자 같은 목회자라면, 우리는 항상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믿음이 되어야 합니다. 내 자녀의 먹고 살 길만이 아니라 자녀의 세대와 그 다음 세대의 신앙의 확고함을 위해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내 교회의 부흥만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다음 세대를 염려하는 교회, 어떻게 이름을 내고 어떻게 대접받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바울처럼 후학들을 가르쳐 다음 세대 교회를 이끌어 갈 혈기 방자한 젊은 지도자들을 선한 지도자들로 만들까 근심하며 노년을 보내는 목회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계속됩니다! 다음 세대를 염려하는 교회와 성도들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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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24. 불확실성의 시대에 확실한 믿음 | |  122. 설교시간 졸음 퇴치법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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